'고척돔 금의환향' 블랙핑크, 180만명 열광시킨 '한국의 자부심' [리뷰]

입력 2023-09-17 20:41   수정 2023-09-18 10:28


그룹 블랙핑크(BLACKPINK)가 서울에서 초대형 월드투어의 대미를 장식했다. 라이브 밴드 사운드에 올라타 2시간을 빼곡하게 히트곡으로 채운 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열정을 내비쳤다. 전 세계 180만 팬들을 열광시켰을 블랙핑크의 모습에 '한국의 자부심'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순간이었다.

블랙핑크(지수, 제니, 로제, 리사)는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월드투어 '본 핑크(BORN PINK)'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앙코르 공연을 개최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총 2회 진행됐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앙코르 공연을 포함해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 중동 등 34개 도시서 64회차에 달하는 걸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어 '본 핑크'를 전개했다. 해당 투어의 시작을 알렸던 서울에서 마침표를 찍기 위해 고척돔 무대에 올랐다.

K팝 걸그룹이 고척돔에 입성한 건 블랙핑크가 '최초'다. 투어 시작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KSPO DOME)에서 열었던 이들은 당시 이틀간 2만여명의 팬을 동원했는데, 이번에는 무대를 고척돔으로 옮겨 그보다 많은 3만5000명을 만났다. 서울 앙코르 공연까지 포함해 '본 핑크' 투어를 통해 총 18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현존하는 최고의 K팝 걸그룹임을 증명해냈다.

금의환향한 블랙핑크를 향한 기대감은 공연장으로 향하는 길부터 느껴졌다. 제니가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에서 착용했던 핑크색 한복 의상을 입고 환하게 웃는 외국인 팬부터 공연 시작 전 흘러나오는 BGM에 맞춰 춤을 추는 이들까지 드넓은 고척돔은 이미 '뿅봉(공식 응원봉)'을 들고 있는 팬들로 핑크빛 물결을 일으켰다.

이날 공연은 관객 입장이 지연되며 20분 늦게 시작했다. 시선을 사로잡는 파워풀한 댄서들의 퍼포먼스, 심장을 울리는 강렬하고 파워풀한 밴드 사운드를 뚫고 블랙핑크가 모습을 드러내자 공연장은 금세 열띤 환호로 가득 찼다.


"블랙~핑크"

공연의 포문은 '핑크 베놈(Pink Venom)'이 열었다. 귀가 찢어질 듯한 거칠고 강한 밴드 사운드는 블랙핑크 공연의 시그니처나 다름없다. '쿵쿵' 절로 몸을 들썩이게 하는 힘 있는 드럼, 날카로운 기타, 묵직하면서도 날렵한 베이스 소리에 걸맞게 멤버들은 시작부터 몸을 사리지 않는 퍼포먼스와 뜨거운 카리스마로 좌중을 압도했다.

가장 시선을 끄는 건 한옥 풍의 기와 세트였다. 미국의 최대 음악 페스티벌인 코첼라에서 선보여 화제가 됐던 세트를 새로 제작해 앙코르 무대에 올렸다. 블랙핑크는 그간 한옥 의상, 국악기 사운드 등 음악과 무대에 한국적 요소를 입혀왔는데, 한옥 기와 세트 또한 K팝 팬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한옥 기와 세트는 화려한 조명, 날카롭게 객석에 꽂히는 레이저, 곡의 비트에 맞춰 다채로운 색깔을 냈다.

오프닝을 마친 후 로제는 "드디어 1년이 지나 서울에서두 번째 공연을 하게 됐다. 정말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리사는 "어제보다 환호성이 더 커진 것 같다. 에너지가 올라왔다"며 미소 지었고, 지수는 "끝까지 이 에너지로 달려보자"고 외쳐 호응을 얻었다.

로제는 "오늘은 '본 핑크'의 마지막 날이다. 특별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지수는 "1년여 시간의 마무리를 여러분이 함께하고 계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블링크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심히 서운하다"는 제니의 깜찍한 투정에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뿅봉'을 힘차게 흔들었다.

시작부터 뜨겁다 못해 폭발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 블랙핑크였다. 두꺼운 팬덤은 물론 대중성까지 큰 이들인 만큼 히트곡 릴레이가 펼쳐졌다. '하우 유 라이크 댓', '프리티 새비지(Pretty Savage)', '휘파람',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 '러브식 걸즈(Lovesick Girls)', '불장난' 등 어느 하나 가볍게 지나칠 수 없는 무대의 연속이었다.

무대 장악력은 물론 귀에 날카롭게 꽂히는 멤버들의 보컬과 랩까지 '블랙핑크의 클래스'를 실감할 수 있었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멤버들이 블랙핑크라는 이름으로 만들어내는 매력은 누구도 표방할 수 없는 강력하고 독보적인 것이었다.

솔로 무대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제니는 '솔로(Solo)'와 '유 앤 미(YOU & ME)'로 보컬과 퍼포먼스를 모두 잡은 무대를 펼쳤고, 로제는 '곤(Gone)'과 '온 더 그라운드(On The Ground)'로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지수는 '올 아이즈 온 미(All Eyes On ME)'와 '꽃'을 매력적으로 소화했고, 리사로 '머니(Money)' 놀라운 랩핑과 카리스마를 선보여 몰입감을 높였다.


솔로 이후에도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쏟아낸 블랙핑크였다. 초절 기교로 이뤄진 파가니니의 '라 캄파넬라'를 샘플링한 '셧 다운(Shut Down)' 무대에서 멤버들은 파가니니에 빙의한 것처럼 악마의 재능을 뽐냈다. 오프닝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지친 기색 하나 없이 무대를 완성하는 4인의 존재감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타이파 걸(Typa Girl)' 무대에서는 남성 댄서들이 깃털 부채를 활용한 부채춤을 소화해 블랙핑크 표 한국적 무대의 매력을 배가했다. '돈 노 왓 투 두(Don't Know What To Do)'에서는 멤버들과 관객들이 함께 뛰어놀며 환상의 호흡을 맞췄다.

무대 중간 로제는 "첫 서울 공연도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았는데 두 번째 공연에도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 어제 울었는데 오늘은 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니는 "콘서트의 끝으로 달려가고 있는데 이제껏 했던 쇼와 다르게 하나하나 끝날 때마다 뭉클하다"고 전했다.

'뚜두뚜두(DDU-DU DDU-DU)'에 이어 앙코르가 시작되자 멤버들은 이동차를 타고 팬들 곁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스테이(Stay)'에 '붐바야', '마지막처럼'까지 앙코르 역시 숨 돌릴 틈 없이 폭발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


특히 블랙핑크는 현재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 기간인 7년을 넘긴 상태라 재계약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바다. 멤버들은 현장에서 이와 관련한 정확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팬들과 팀을 향한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공연을 마치며 지수는 "저희가 딱 1년 전 이 정도 시기에 서울에서 투어를 시작해 1년 후인 지금 피날레 콘서트를 마무리하게 돼 행복했다. 끝까지 좋은 추억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해준 블링크(공식 팬덤명) 고맙다. 오늘 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더라. 1년간 아무도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마무리해서 다행이다. 블링크들이 힘을 줘서 감사하다. 블링크도, 블랙핑크도, 모든 스태프분들도 고생하셨다"고 소감을 밝혔다.

로제는 "월드투어를 두 번이나 돌고 소감을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1년 내내 비행기 타고 왔다 갔다 했다"고 지난날을 돌아봤다. 이어 "항상 블링크와 하나가 된 느낌이라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영원히 이럴 것 같은 기분이다.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리사는 팬들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적어뒀다며 휴대폰을 꺼냈다. 그는 "우리가 만난 지 벌써 2594일이다. 이번 투어는 블링크와 함께한 덕분에 대단한 공연장에서 무대를 할 수 있었다. 블링크가 없었다면 해내지 못했을 거다. 날씨가 좋든 안 좋든 항상 끝까지 응원해주시고 즐겨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이런 멋진 경험을 하게 해주신 블링크 너무 사랑하고, 저의 20대를 함께 빛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제니는 "우리 멤버들한테 너무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말이 1년이지 우리에겐 다사다난했다. 정말 많은 비행기에서 시간을 보내고 이동했어야 했다. 그래도 넷이서 건강하게 서로를 이끌어주는 마음이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멤버들한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데뷔한 지 7주년을 맞았다. 돌아보니 멋있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막상 한국에서 많은 블링크들을 만나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쉽더라. 그래서 꼭 이번 앙코르 피날레만큼은 한국에서 하고 싶었다. 자리를 빛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블링크 여러분! 언제나 저희를 응원하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멋있는 블랙핑크가 되도록 할게요!"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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